본문 바로가기
파라노이드

Michael Schenker / Bridge The Gap

by GUITAR STORY 2014. 7. 17.



과거로부터 미래를 설계해 온 플라잉 V의 왕자 Michael Schenker

신보 [Bridge The Gap]의 국내 정식 발매에 맞춰정통(orthodox)기타패턴의 명예의 전당에 기록될 마이클 솅커의 시대별 음반분석과 변화된 연주세계를 되짚어 보았다.


새로운 스튜디오 앨범 [Bridge The Gap]은 여전한 감성과 특유의 곱디고운 멜로디를 뽑아내고 있지만 쓰이는 스케일에 변화가 생겼다펜타토닉 스케일을 벗어나 모드에 의한 속주가 등장했다는 점과 그에 따른 리프의 변화를 들 수가 있으며기타음색의 변화도 시선을 끈다.

 

글 박국환 사진제공 Dope Entertainment


마이클 솅커

마이클 솅커(Michael Schenker)는 정통파 락 기타의 교과서적인 연주로 현재까지도 오소독스한 기타주법은 수많은 뮤지션들에게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그는 15세가 되면서 형의 그룹 스콜피온즈(Scorpions)의 1972년 데뷔앨범 [Lonesome Crow]에 참여하여 13여분에 달하는 ‘Lonesome Crow’에서 피치가 정확하진 않으나놀라운 재능이 감지되는 사이키델릭 기타연주를 들려주었고 이 무렵부터 트레이드마크가 된 깁슨 플라잉V(Gibson Flying V) 기타와 조우하게 된다당시 매스컴은 이 어린 소년의 놀라운 연주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영국 하드락 그룹 UFO의 독일공연에서 팀의 기타리스트가 돌연 탈퇴하는 바람에 보컬이자 리더인 필 모그(Phil Mogg)는 게스트로 출연했던 스콜피온즈의 마이클에게 UFO의 가입을 권유한다이러한 계기로 영국으로 건너간 마이클은 UFO에서도 섬광 같은 핑거링을 들려주면서 ‘Doctor, Doctor’, ‘Rock Bottom’, ‘Try Me’, ‘Love To Love’등에서 펜타토닉 스케일과 블루노트 음계만으로 주옥같은 정통 락 기타 연주의 토대를 만들었다.


마이클 솅커 그룹

특유의 암울함과 비장함이 감도는 서정미는 마이클 솅커 그룹(MSG)의 데뷔앨범에서 헤비메틀의 위상을 한층 올려놓았다당시의 연주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특징은 밴딩의 혁명을 가져다 준 2음과 2음 반 밴딩을 들 수 있다하이 포지션에서의 장력한계와 줄이 끊어질 수도 있는 고난도 테크닉은 ‘Cry For The Nations’의 솔로에서 절정을 이룬다아름다운 클래식소품 ‘Bijou Pleasurette’는 클래식에 기반 한 기타 앙상블을 시도했는데 녹음 시 7~8대의 기타가 더빙되었다고 하며 바흐나 파가니니가 대체로 통용되던 바로크 클래시컬 기타세태와는 다르게 하이든이나 베토벤처럼 고전파를 표방한 장중한 연주로 다른 면모를 보여주었다앨범의 중반부에 다다르면 사이몬 필립스(Simon Phillips)의 드러밍과 베이시스트 모 포스터(Mo Foster), 키보디스트 돈 에어리(Don Airey)가 완성한 연주걸작 ‘Into The Arena’가 반긴다이 곡은 전반에 두 개의 프리 기타솔로 부분으로 구성중반에 드럼과 베이스키보드 솔로후반부에 행진곡처럼 포문을 열고 쓸쓸함이 감도는 기타솔로로 끝을 맺는다바늘같이 파고드는 마이클의 기타 톤은 회절을 다소 적게 한 와와두꺼운 헤비피크에서 나오는 날카로움 때문이다또한녹음 시에 스튜디오에서 마샬 진공관 50와트 앰프를 사용함으로서 100와트 앰프에 비해 음색의 명료함과 밀도 있는 드라이브를 뽑아낸다.


1981년 마이클은 데뷔앨범에서 세션으로 기용했건 사이먼 필립스 대신 코지 파웰(Cozy Powell)을 불러들여 전작에서 보여준 기타플레이에 더욱 헤비한 에너지를 실었다폴 레이먼드(Paul Raymond)의 키보드와 유니즌 플레이를 이루는 ‘On And On’, 리프와 솔로 등 정통파 기타의 교과서를 보여주며 여전히 2음 반 밴딩이 등장하는 ‘Let Sleeping Dogs Lie’가 수록됐다. 1982년 [Assault Attack]은 당대를 대표했던 헤비베틀 보컬리스트였던 그레이엄 보넷(Graham Bonnet)을 영입해 완벽한 밸런스를 보여주었다. ‘Let Sleeping Dogs Lie’의 연장선상에 있는 ‘Rock You To The Ground’는 암울하고도 비장한 마이클의 기타특징이 포효하듯 마음을 할퀴며 그레이엄의 음악성이 많이 반영된‘Desert Song’에서는 팝 적인 코드센스를 엿볼 수 있다. 1983년 사실상 마이클 솅커의 전반기를 마감하는 [Built To Destroy]는 동화적인 멜로디 라인과 개방현의 순발력을 요하는 메인테마가 곡의 절반이상의 연습량을 요하는 ‘Captain Nemo’와 베이스음을 코드에 적절히 사용한 아르페지오가 여운을 주는 ‘Walk The Stage’, 반음진행의 순발력 있는 트릴이 압권인 ‘Red Sky’를 담고 있다마이클의 기타세계가 집약된 실황 1982년 [One Night At Budokan]과 1984년 [Rock Will Never Die]는 장기로 불리던 모든 기술적인 테크닉과 정통 헤비메틀 기타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맥컬리 솅커 그룹그리고 그 이후

1980년 중반 무렵 UFO시절의 멤버문제와 비슷한 상황에 부딪힌 마이클은 그랑프리(Grand Prix) 출신의 새 보컬리스트 로빈 맥컬리(Robin McAuley)와 드러머 바도 스코프(Bodo Schoph), 베이스와 건반에는 라이온하트(Lionheart) 출신의 록키 뉴튼(Rocky Newton), 스티브 만(Steve Mann)과 맥컬리 솅커 그룹(McAuley-Schenker Group)으로 1987년 [Perfect Timing]을 발매하였다. ‘Time’ 같은 곡에서 드러나는 이전까지 추구해 오던 절도 있는 리프와 박진감 넘치는 정통 락 사운드가 아닌 파퓰러해진 연주는 솅커의 새 앨범을 기다려왔던 추종자들에게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또한언플러그드 열풍을 타고 발매된 기타어쿠스틱 앨범에서도 그간 플라잉 V에서 들어왔던 바늘 같은 핑거링은 사라지고 서정성이 전면에 나선 트랙들이 주를 이루었다.


1996년 전혀 새로운 라인업으로 재출범한 MSG는 1996년 [Written In The Sand]를 발매하면서 ‘Captain Nemo’를 잇는 ‘Essence’와 같은 정교한 인스트루멘틀을 완성했으며1999년 [The Unforgiven]와 2000년 마이크 바니의 슈라프넬 레이블에서 [Adventures Of The Imagination]을 차례대로 발매하였다하지만 이전까지의 기타세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기교보다 명예의 전당에나 남아있을 법한 자신의 브랜드가 되다시피 한 정통 연주스타일에 트래디셔널 락큰롤 성향의 연주세계를 보여주었다그중에서도 2001[MS2000: Dreams And Expressions]는 독특한 곡명의 구상과 함께 마이클 솅커의 중반기 기타걸작이다.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마이클은 다시 정통파 기타리스트로서의 면모를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주게 되는데 2003년 앨범 [Arachnophobiac]와 2004년 솅커 패티슨 서미트(Schenker-Pattison Summit) 프로젝트의 앨범 [The Endless Jam] 등에서 정통적인 기타 톤과 절도 있는 리프로의 회귀를 엿 보게 된다특히 오랫동안 그의 기타세계에 영향을 준 그룹 마운틴(Mountain)의 레슬리 웨스트(Leslie West)의 비브라토가 ‘A Whiter Shade Of Pale’과 ‘Theme For An Imasinary Western’에서 잘 표현되었다.


2006년 [Tales Of Rock 'N' Roll]에서 변화된 부분을 꼽는다면기타리프의 변화인데 레인보우(Rainbow)의 ‘Man On The Silver Mountain’ 리프가 그러하듯 1도와 5도 음이 중심이 되는 헤비리프가 아닌 1도와 4도가 중심이 된 다소 가벼운 리프와 경과 음을 코드워크에 적용한 악곡형식을 만들었다아울러 이때부터 기자재의 변화로 기타 톤이 밝아졌고 베이스음이 강조된 선이 굵은 부드러움을 추구했다솔로에선 예전의 바늘 같은 핑거링이 살아있으나 ‘Lost Horizons’의 서사적인 작품이나 ‘Captain Nemo’에서 들려주던 동화적인 멜로디는 없었다아마도 [Tales Of Rock 'N' Roll]이라는 앨범 타이틀에서 보이 듯 솔로보다는 리듬에 초점이 맞추어 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Rock 'N' Roll’같은 트랙은 조 새트리아니의 ‘Satch Boogie’를 떠오르게 하는 개방 현 리프와 마지막 트랙인 연주곡 ‘Life Goes On’은 프랭크 마리노 앤 마호가니 러시의 ‘World Anthem’ 스타일의 장중한 분위기가 어우러진 곡이다.


Bridge The Gap

새로운 스튜디오 앨범 [Bridge The Gap]은 여전한 감성과 특유의 곱디고운 멜로디를 뽑아내고 있지만 쓰이는 스케일에 변화가 생겼다펜타토닉 스케일을 벗어나 모드에 의한 속주가 등장했다는 점과 그에 따른 리프의 변화를 들 수가 있으며기타음색의 변화도 시선을 끈다그것은 첫 곡 ‘Neptune Rising’와 ‘Where The Wild Wind Blows’부터 발견되는데 서막을 여는 도입부는 인디아나 존스 O.S.T.가 떠오르는 장엄함과 민속적인 선율의 기타연주에 포효하듯 솅커의 특징인 3잇단 음 런 주법과 밴딩으로 마무리된다이어지는 긴박감을 주는 드럼비트에 선율적인 코드워크는 레인보우 시절 디오(Dio) 창법을 회상하게 하는 두기 화이트의 장중한 서사시가 숙연하게 다가오며기타솔로직전 잠시 탄주되는 어쿠스틱기타 솔로는 단순하지만 여운을 준다.


2000년 중반부터 듣게 된 딘 기타의 선이 굵고 부드러운 럭셔리 톤은 특유의 멜로디 감으로 더 강한 인상을 준다암울한 기타솔로의 절정을 이루는 ‘Horizons’는 타이트한 헤르만 레어벨(Herman Rarebell)의 드러밍으로 시작시작부터 끝까지 한 음 한음 정돈된 인스피레이션의 천재다운 구슬픈 멜로디를 쏟아낸다. ‘Lord Of The Lost And Lonely’는 중세적인 분위기와 북구의 실버마운틴(Silver Mountain)을 떠오르게 하는 긴박한 진행에 물 흐르듯 매끄러운 기타솔로가 인상적이며레인지가 넓은 딘 기타의 드라이브와 미들 톤의 클린드라이브가 등장한다.


‘To Live For The King’의 솔로는 마이클 솅커의 이름을 보기 전까진 그의 연주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모드(Mode)에 의한 속주를 들려준다딱딱한 리어 톤이 아닌 미려한 센터픽업의 세팅에서 클린드라이브를 입힌 종전까지 보기 어려웠던 사운드 메이킹이다이런 스타일의 변화는 ‘Temple Of The Holy’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등장한다온음과 반음이 교대로 반복되면서 계산된 솔로라기보다 순발력에 의한 즉흥성이 강한 디미니시드 스케일이 쓰였다파퓰러 하지만 기타솜씨만큼은 녹슬지 않은 ‘Dance For The Piper’ 역시 우수에 찬 솔로가 빛을 발하며 레인보우와 실버마운틴의 분위기가 흐른다.


하드 락과 헤비메틀로 통용되는 일렉트릭 기타 전설들의 바통을 이어받은 2세대 게리 무어(Gary Moore), 에디 밴 헤일런(Eddie Van Halen)과 더불어 동시대 기타영웅 마이클 솅커는 어느 땐 비장한 솔로가 장편소설 속으로 인도하며 급격한 리듬의 연주에서도 표정 있는 멜로디를 이어가는 마르지 않는 선율의 샘물이다그의 깊은 음악성과 천재적인 손가락 철학은 오랜 시간 품절되지 않는 스테디셀러로서 수많은 기타 마스터피스를 통틀어 월계관을 선사해도 손색없는 것이다.

 

BRIDGE THE GAP

01. Neptune Rising

02. Where The Wild Wind Blows

03. Horizons

04. Lord Of The Lost And Lonely

05. Rock N’ Roll Symphony

06. To Live For The King

07. Land Of Thunder

08. Temple Of The Holy 

09. Shine On

10. Bridges We Have Burned

11. Because You Lied 

12. Black Moon Rising

13. Dance For The Piper

14. Rollin' - Vocals Michael Voss

2013 | 국내발매 Dope Entertain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