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ITAR INSTRUMENTAL NEIL ZAZA
전체적인 수록곡의 수준이
균형을 이루는 신보
닐 자자의 신보는 음악적 깊이로 볼 때 초기에 공개된 스테디셀러를 능가하고 있지는 못하다.
반면 전체적인 수록곡의 수준이 균형을 이루었다는 점과 연주에서 자신이 영향 받은 연주자의 그림자가 많이 사라졌다는 점 등은 무척이나
고무적이다.
사진제공 드림온
레코드
1990년, 닐 자자의 데뷔작 [Two Hands, One Heart]가 ‘전영혁의 음악세계’에서 처음 소개
될 무렵 필자도 방송에서 선곡된 ‘Faith’와 ‘42 Bolt On St.’ 등을 듣고 인간미 있는 그의 속주에 매료되었다. 80년 전반에
걸쳐 하이테크 기타리스트들이 한 시대를 풍미해 가며 90년대로 접어들면서 탈 장르의 신 기류가 새로운 영역을 확장해 가는 시점에서 닐 자자의
등장은 이렇다 할 인재가 없던 인스트루멘틀 락 기타리스트 부재의 시기에 오아시스와 같은 신선함을 주었으며, 테크닉이 화려한 반면 멜로디가
취약했던 당시의 연주자들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역할을 하였다.
이후 두 번째 음반 1993년 [Thrills & Chills]에서는 좀더 펑키한
사운드의 락을 추구하는 닐의 연주를 접할 수 있었다. 통산 세 번째 앨범인 1996년 [Sing]을 통해 현재까지도 그의 대표곡으로 꼽히고 있는
‘Amazing Grace’와 ‘I'm Alright’을 발표하게 되는데 이후, 더욱 놀랄만한 성장을 보여 준 라이브 실황 1997년
[Snap, Crackle, & Pop: Live]에서 명실공히 스튜디오와 라이브 두 가지를 만족하는 세계적인 락 기타리스트로서의 닐의
연주세계와 맞닥뜨리게 된다. 전작에 담긴 ‘Amazing Grace’와 ‘I'm Alright’은 라이브 버전으로 재해석되었으며,
‘Jungle Boogie’의 에너지 넘치는 연주와 9분대에 이르는 ‘Guitar Solo’는 앨범의 백미이자 초기 닐 자자 기타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트랙들이라 생각한다. 당시의 기억을 더듬어 그는 “마치 새가 그 곳에 있었다면 그들이 뿜어대는 굉장한 사운드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푸드득 날아 올랐을 것”이라 했으며, 아무런 준비 없이 팬들의 환호만으로 즉흥 솔로에 임했다고 토로했다.
닐 자자의 팬이라면 누구나 그가 학구적이고 꼼꼼하며 섬세한 뮤지션임을 직감하게 될 것이다. 어느
인터뷰를 보더라도 미리 질문을 알기라도 하 듯 모든 질문에 자세한 해설을 곁들이는 모습과 환한 웃음 뒤에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모습을 보게
된다. 그는 멜로디의 중요성을 가장 크게 생각하고 있으며, 이런 부분은 에릭 존슨의 인터뷰에 등장하는 보이싱과 멜로디 안배에 관한 고민 사항과
맥락을 같이한다. 또 이러한 것들은 일반적인 락 기타리스트들이 간과하기 쉬운 것들이며, 리프와 솔로를 적시적소에 배치하는 그의 아이디어는 많은
기타리스트들에게 귀감을 주는 것이라 보여진다.
그런 멜로디에 관한 과제는 2004년 [Melodica] 앨범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으며, 실험적인 시도들도 특히 눈에 띄었다. 심지어 프로그레시브적인 요소들로 인해 기타의 원래 스타일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닐까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었는데, 당시 닐은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많았던 시도를 의식했음을 시사하면서 두 번 다시 그런 장편은 기대하지 않아도 좋다는 언급을 했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새롭게 발매 된 그의 신작앨범 [When Gravity Fails]는 자신의 개성을 발전적인 시각으로 표현하려 애 쓴 흔적이 보인다.
결국 락으로 돌아온 닐 자자의 연주 스타일에 초호화 뮤지션들의 대거 참여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피터 프램튼(기타)을 비롯, 밴 헤일런의 마이크 앤써니(베이스), 드림 씨어터의 키보디스트 조던 루디스, 드럼계의 모짜르트라 닐 조차도 표현했던
스티브 스미쓰(드럼), 지난해 한국에 내한했던 T.M 스티븐스(베이스), [Snap, Crackle, & Pop: Live]에서도 호흡을
맞추었던 바비 록(드럼) 등에 이르기까지 과연 저들이 모여 연주하면 어떤 스타일의 음악이 나올까 의문을 가질만한 라인업이다.
신보에서는 원숙미에 접어든 화려한 멜로딕 마이너의 변형적 스케일이 전편에 걸쳐 현란함을 공통분모로
초기의 에너지 있는 연주로 돌아간 느낌을 받게 된다. 닐 자자의 개성이 전편에 걸쳐 내재되어 있는 첫 곡 ‘Something,
Anything’에서는 중반부부터 평소 드물게 보이던 스윕피킹의 홍수를 접할 수 있으며, 여전한 그의 서정미가 깃든 ‘Danza Della
Notte’와 ‘My Only Son’ 그리고 ‘My Dearest’에서는 멜로디와 하이테크가 살아 숨쉬고 있다. 또한, 펑키한 리듬이 인상적인
‘Ultra’도 흥미로운 트랙이다. 특별히 한국의 팬들을 위해 보너스 트랙으로 담겨있는 -라이브 실황의 생생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Frankenstein (Live 1994)’ 와 조 새트리아니의 ‘Friends’ 그리고 비틀즈의 ‘Eleanor Rigby’ 등은 즐거운
이벤트이기도 하다.
닐 자자의 등장은 락 기타를 연주하는 새로운 방법론의 제시였으며, 데뷔 앨범에서부터 그 강렬한 개성은 너무나 특출한 것으로서 그의 연주를 분석해 본다면 조 새트리아니와 더불어 스티브 바이, 에디 밴 헤일런의 영향이 두루 느껴지며 이론에 기반한 연주라기 보다는 감성을 스케일 위에 설파해 간 연주라 보여진다. 이러한 연주 형태는 ‘Handled Rouhgly’에서 보여준 실버 마운틴의 요나스 한센과 ‘November Is Going Away’ 전반부에 드러나 있는 그룹 조슈아의 조슈아 패러히어의 인간미 있는 연주와 흡사한 매력을 가졌다.
때문에 시류에 급급한 연주자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몇 안되는 락 기타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컵라면’과 같이 똑같은 성질의 뮤지션이 양산되는 이 때에 그의 출현은 락 기타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으며 이 후에도 꾸준히 새로운 음반을 통해 실험적인 시도와 동료 뮤지션들과의 인간적 교류도 활발해 장르를 넘나드는 세션참여 등은 단 적으로 그의 음악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보여진다.
이런 부분은 신보 [When Gravity Fails]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참여한 호화
뮤지션에 걸맞게 연주적인 측면은 가히 그의 앨범 중 최고라 말하고 싶지만, 한편으로 음악적 깊이로 볼 때 초기에 공개된 스테디셀러를 능가하고
있지는 못하다. 예전의 음반에서와 같이 눈에 띄는 특출난 곡의 부재 역시 아쉬운 대목이다. 반면 전체적인 수록곡의 수준이 균형을 이루었다는 점과
연주에서 자신이 영향 받은 연주자의 그림자가 많이 사라졌다는 점 등은 무척이나 고무적이다. (월간 핫뮤직 2006.11)
When
Gravity Fails (2006) 국내발매 드림온 레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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